나주동문밖석당간 나주 성북동 문화,유적
맑게 갠 오후, 나주 성북동의 골목길을 따라 천천히 걸었습니다. 오래된 한옥 지붕 너머로 하늘이 열리던 그 길 끝에 ‘나주 동문밖 석당간’이 모습을 드러냈습니다. 소박한 주변 풍경 속에 홀로 서 있는 당간은 처음 보는 사람에게도 묵직한 존재감을 전했습니다. 바람에 흔들리는 나뭇잎 소리와 멀리서 들려오는 종소리가 겹쳐지며 공간 전체가 한결 차분해졌습니다. 가까이 다가가 바라보니, 돌기둥의 표면에는 세월이 남긴 흔적이 결처럼 새겨져 있었습니다. 오랜 시간 동안 비와 바람을 견뎌온 자태에서 나주라는 도시의 깊은 역사와 신앙심이 함께 느껴졌습니다.
1. 오래된 골목길이 안내하는 접근로
나주 시내 중심부에서 동문로를 따라 5분 정도 이동하면 ‘동문밖 석당간’이라는 작은 표지판이 나타납니다. 도로가 좁아 차량보다는 도보나 자전거로 접근하는 것이 편리했습니다. 근처 공영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걸어서 3분 정도 이동하면, 돌담길을 따라 이어진 골목 끝에서 당간이 바로 보입니다. 주변에는 현대식 건물보다 오래된 집들이 많아 길 자체가 시간여행을 하는 듯한 느낌을 주었습니다. 당간 주위에는 낮은 울타리가 둘러져 있었고, 보호 안내문이 함께 설치되어 있었습니다. 길이 복잡하지 않아 천천히 걸으며 주변의 옛길 풍경을 함께 즐기기 좋았습니다. 평일 오후였지만 몇몇 시민이 산책 삼아 들르는 모습도 보였습니다.
2. 간결한 구조 속의 절제미
석당간은 삼국시대부터 이어진 불교 신앙의 상징물로, 이곳의 당간은 고려 후기 양식을 간직하고 있습니다. 두 개의 커다란 화강암 기둥이 나란히 서 있으며, 그 사이에 깃발을 걸었던 흔적이 남아 있습니다. 가까이서 보면 돌의 결이 거칠지 않고 일정하게 다듬어져 있어 장인의 솜씨가 느껴졌습니다. 상단부의 연결부는 일부 손상되었지만 전체적인 균형이 무너지지 않았고, 세로로 뻗은 선이 하늘과 이어지는 듯한 인상을 주었습니다. 주위에는 잡초 하나 없이 관리가 잘 되어 있었고, 낮은 담장 너머로는 담백한 시골길 풍경이 이어졌습니다. 불필요한 장식 없이 단아한 모습이 오히려 더 깊은 여운을 남겼습니다.
3. 세월의 흔적이 남긴 미학
당간의 표면에는 미세한 균열과 이끼 자국이 고르게 퍼져 있었습니다. 그러나 그 흔적이 손상처럼 느껴지지 않고, 오히려 오랜 시간의 이야기를 들려주는 듯했습니다. 빛의 각도에 따라 돌색이 미묘하게 변했고, 오후 햇살 아래서는 은빛에 가까운 색조로 반사되었습니다. 기단부의 조각은 단순하지만 안정적이었고, 돌이 땅속에 단단히 박혀 있어 세월의 무게를 견뎌온 흔적이 느껴졌습니다. 바람이 불 때마다 돌기둥의 틈새를 통과하는 소리가 희미하게 들려왔는데, 마치 오래된 사찰의 숨결처럼 느껴졌습니다. 보는 내내 ‘오래됨’이라는 단어가 얼마나 깊은 아름다움이 될 수 있는지를 새삼 깨닫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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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주변 환경과 작은 쉼의 공간
석당간 옆에는 나주시에서 마련한 안내석과 벤치가 설치되어 있었습니다. 작은 공간이지만 정갈하게 관리되어 있어 잠시 앉아 쉬기에 좋았습니다. 주변에는 철쭉과 소나무가 어우러져 있고, 그늘이 자연스럽게 드리워져 있었습니다. 근처 담벼락에는 지역 학생들이 만든 나주 문화유산 그림이 붙어 있었는데, 그 소박한 손글씨와 색감이 공간에 따뜻함을 더했습니다. 안내문에는 당간의 역사적 배경과 복원 과정을 자세히 적어 두어 이해에 도움이 되었습니다. 사람이 많지 않아 조용히 머물며 사색하기에 알맞았고, 저녁 무렵이면 햇빛이 기둥 옆으로 기울며 그림자가 길게 늘어졌습니다. 그 순간의 분위기가 무척 인상 깊었습니다.
5. 함께 둘러볼 주변 명소
석당간을 둘러본 뒤에는 가까운 나주읍성 동문터로 향했습니다. 도보로 약 5분 거리로, 둘 사이의 역사적 연관성을 함께 느낄 수 있습니다. 이어서 나주향교까지 이어지는 길을 걸으면 조선 시대 교육 유적을 함께 둘러볼 수 있습니다. 길목에는 ‘성북다방’과 ‘나주목정원카페’ 같은 소규모 카페들이 있어 잠시 머물기 좋습니다. 조금 더 이동하면 나주천을 따라 산책길이 이어지며, 물소리를 들으며 걷는 구간이 특히 여유롭습니다. 이 일대는 도심과 유적이 자연스럽게 공존해 하루 일정으로 둘러보기에 적당했습니다. 유적 관람 후 따뜻한 차 한 잔으로 마무리하면 조용한 하루 여행이 완성됩니다.
6. 방문 시 유용한 팁과 주의사항
석당간은 야외에 노출된 문화재이므로, 비 오는 날에는 미끄러지지 않도록 주의해야 합니다. 별도의 입장료는 없지만, 보호 구역 안으로 들어가거나 기둥을 만지는 행위는 금지되어 있습니다. 주변 조명이 많지 않아 해가 진 뒤에는 관람이 어렵기 때문에 오후 4시 전후가 가장 보기 좋습니다. 여름철에는 햇살이 강하므로 모자와 물을 챙기는 것이 좋습니다. 주차는 근처 공영주차장을 이용하면 편리하며, 길이 좁으므로 대형 차량 접근은 제한됩니다. 무엇보다 이곳은 지역의 오랜 상징물로서, 짧은 시간 머무르더라도 경건한 마음으로 바라보면 훨씬 깊은 인상을 남깁니다.
마무리
나주 동문밖 석당간은 크지 않은 돌기둥 두 개일 뿐이지만, 그 안에는 도시의 오랜 역사와 사람들의 신앙이 스며 있습니다. 주변의 소박한 풍경 속에서 묵묵히 자리를 지켜온 그 모습이 한편으로는 위로처럼 다가왔습니다. 짧은 시간의 관람이었지만, 오래된 것들이 주는 안정감과 단단함을 깊이 느낄 수 있었습니다. 화려한 건축물보다 오히려 이런 단정한 유적이 마음에 오래 남습니다. 다시 찾게 된다면 아침 햇살이 비치는 시간대에 와서, 그 빛 속에서 당간이 드리우는 그림자를 다시 보고 싶습니다. 세월을 품은 돌기둥 한 쌍이 이 도시에 남긴 의미는 여전히 유효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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